<p></p><br /><br />지금 한국케미호에 탔던 우리 선원들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붙잡혀 있습니다. <br><br>벌써 일주일이 돼 갑니다. <br><br>서울 한복판에 테헤란로, 테헤란 한복판엔 서울로가 있죠. 그만큼 가까웠던 한국과 이란이 어쩌다 이런 파국까지 온 걸까요. <br><br>세계를 보다 김민지 기자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이름표가 걸린 빨간 풍선들이 하늘 위로 솟아오릅니다. <br> <br>1년 전 격추 당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희생자 176명을 추모하는 겁니다. <br> <br>[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고 유가족] <br>"아무런 죄 없는 사람들을 미사일로 쏜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." <br> <br>[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고 유가족] <br>"살인자 때문에! 살인자! 이란 이슬람 공화국 때문에!" <br> <br>미사일 쏜 건 혁명수비대 호르무즈 해협에서 '한국케미호'를 나포한 바로 그 부대입니다. <br> <br>혁명수비대는 "지난해 오발 사고의 원인은 미국"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 화살을 돌립니다. <br> <br>격추 닷새 전 최고 사령관 솔레이마니를 살해한 것에 대한 복수를 하다 실수했다는 겁니다. <br> <br>[솔레이마니 딸(지난해 1월)] <br>"미국 병사들은 자식들의 죽음을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!" <br> <br>이란과 미국의 악연은 지난 1979년 이란 과격파 학생 시위대가 테헤란 미대사관에 난입해 수십 명의 미국인을 인질로 잡으면서 <br>시작됐습니다. <br> <br>이후 이란은 이라크, 북한과 함께 3대 악의 축으로 불렸습니다. <br> <br>[조지 W 부시 / 전 미국 대통령 (2002년 1월 29일 연두교서)] <br>"(이들은) 세계 평화를 위협하려고 무장하고 악의 축을 이룹니다." <br> <br>오바마정부 들어 잠시 해빙 바람이 불었지만,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제재로 양국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졌습니다. <br> <br>[도널드 트럼프 / 미국 대통령(2019년)] <br>"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만드는 행동을 포기할 때까지 테헤란에 압박을 더할 것입니다." <br> <br>과거 우리는 이란산 원유를 70억달러, 7조 6천억 원어치나 수입해 쓸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습니다. <br><br>제가 서 있는 이곳은 지난 1977년에 건설된 강남 '테헤란로'입니다. <br> <br>이란의 수도 테헤란엔 '서울로'가 있을 정도 양 국은 친밀했습니다. <br> <br>대장금으로 시작된 한류 열기는 BTS까지 이어질 정도였지만, <br> <br>[현장음] <br>"'이란'이라고 말해주세요!" "감사합니다!" <br> <br>'한국케미호'를 나포하고 한국인 등 선원 20명을 인질로 잡으면서 양국 관계에도 큰 균열이 생겼습니다. <br> <br>우리는 이란의 백신 구매용 자금을 일부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, 변수가 생겼습니다. <br> <br>[하메네이 / 이란 최고지도자] <br>"왜 우리에게 백신을 주려고 하겠어요? 자기들 나라(미국과 영국) 사망자를 줄이는 데나 쓰라고 하세요." <br> <br>[최종건 / 외교부 1차관] <br>"이란 측이 동결된 원화에 대해서 원하는 건 (원유 대금이) 동결됐다는 그 자체는 국제 재재, 미국 제재와 무관하지 않으니까 <br>그런 점들이 부딪혀 있는 거죠." <br> <br>최악의 코로나19 상황과 몇 년째 지속되온 경제난으로 이란 내부 사정은 더 복잡합니다. <br> <br>[구기연 /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] <br>"이란 내부에 있는 혁명수비대, 보수 강경파들이 영향력을 강하게 보여주고 싶어 하고 한국이 중간자 역할 하면서 (미국에) 압박 할 수 있는 그런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…" <br> <br>이란은 오는 6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고, 미국은 다음 주 바이든 정부가 출범합니다. <br> <br>두 나라의 정치 변수로 자칫 인질 석방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, 우리 외교력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섰습니다. <br> <br>세계를 보다, 김민지입니다. <br> <br>mettymom@donga.com <br>영상취재: 한효준 조승현 <br>영상편집: 구혜정
